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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제 2020호외-4 호 온라인 강의, ‘수업의 질’에 대한 여러 생각들

  • 작성일 20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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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9480
방효주
  • -온라인 강의가 가져온 학생들의 휴학 고민

  지난 1학기, 겨울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들은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많은 대학들이 기존의 대면 수업 대신 비대면 수업이라는 새로운 수업 방식을 택했고, 그 결과 일부 실습·실기 수업과 소규모 수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업이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강의 형태로 진행됐다. 처음 겪어보는 낯선 수업 환경 탓에 학교와 학생 모두 많은 혼란을 겪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었기에 모든 학생들의 접속을 감당할 만한 서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고, 온라인 강의가 익숙하지 않은 교수들은 수업 진행에 애를 먹었다. 또한, 과제와 시험에 있어서도 부정행위가 적발되는가 하면 평가 기준 및 방식에도 변화가 생겨 많은 학생들이 불만을 호소했다. 1학기에 겪은 혼란과 불만이 아직 완전히 정리되기도 전에 2학기 개강은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왔고, 앞서 겪은 여러 문제들로 인해 결국 학생들은 2학기 등록을 두고 휴학을 고민하는 상태까지 이르렀다.


▲ 2학기 휴학 고민 관련 설문조사 (출처 : 알바천국)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천국’에서 지난 8월 7일부터 8월 14일까지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2학기 등록 관련 설문조사 결과, 휴학을 할 것이라고 답한 학생이 16.8%, 휴학을 고민 중이라고 답한 학생이 25.7%였다. 학생들은 휴학을 할 예정이거나 휴학을 고민 중인 가장 큰 이유로 ‘수업의 질 하락(37.9%)’과 ‘등록금 금액 불만(28.1%)’을 꼽았다. 비대면 강의로 인해 교육 환경은 기존에 비해 훨씬 제약을 받고 있고, 그로 인해 수업의 질은 전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등록금은 그대로인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 것이다. 



-기존과 똑같은 등록금이 불만족스러운 이유

  교육환경이 변했음에도 기존과 똑같은 등록금에 대해 학생들이 불만을 갖는 이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수업의 질 하락’, ‘학교 시설물과 기자재 사용의 어려움’, ‘실험·실습 등의 원활한 진행이 어려움’이다. ‘에브리타임’에서 지난 8월 27일부터 8월 30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등록금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본 결과, 기존과 똑같은 등록금이 불만족스러운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처음 실행하는 비대면 수업이다 보니 강의 진행과 강의의 질이 불만족스러웠다. 교수님과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실습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등록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학교 시설물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혼잡한 이캠퍼스 서버와 떨어지는 강의의 질 때문이다.’, ‘실기전공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다 보니 수업의 질이 떨어졌고, 학교 시설을 이용하지 못해 개인 실기 작업 도구가 필요했다.’, ‘시험을 온라인으로 치는 경우 서버 문제로 인해 특정 학생들은 피해를 보았다. 시험을 과제로 대체하는 것도 변별력이 없다고 생각했고, 학점을 받는 것에 있어서 제도가 매우 아쉽다고 생각했다.’ 등과 같은 답을 보내왔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기존에 누리던 교육 환경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많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한 것이 ‘대면 수업에 비해 떨어지는 수업의 질에 대한 불만족’이었다.



-등록금이 아까운 이유 1위는 수업의 질, 그 범위는?

  앞의 설문조사를 통해 ‘수업의 질’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자신이 생각하는 수업의 질의 범위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학생들은 ‘전공과 교양 지식 전달 및 습득 정도’, ‘질의응답을 비롯한 교수와의 원활한 상호작용’, ‘과제에 대한 명확한 공지와 피드백’, ‘강의 자료의 완성도’, ‘시험의 변별력과 적합한 성적산출 방법’ 등이 수업의 질을 결정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지만 많은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부분은, 바로 ‘교수와의 상호작용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가.’였다. 교수와의 상호작용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퀴즈와 과제가 있었으나, 많은 양의 퀴즈와 과제를 교수가 일일이 피드백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그 양이 너무 늘면서 피드백을 줘야 하는 교수와 풀어야 하는 학생 모두에게 부담이 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더하여 늦어지는 공지사항이 상호작용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 19 상황에 따라 계획이 변경되고 공지가 늦어지면서 명확한 답변을 얻지 못한 학생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게 된 것이다. 

  교수와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이라는 매개체 속에서 학생들은 쌍방소통을 통한 배움을 원하고 있다. 그렇기에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교수와의 직접적인 만남이 불가능해지고 온라인을 통해서도 충분한 상호작용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학생들은 당연히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몇몇 학생들은 인터넷의 연결 상태나 학생들과 친목 도모, 수업에 대한 교수의 적극성, 과제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 등과 같은 다소 주관적인 부분도 수업의 질에 포함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학생들이 생각하는 ‘수업의 질’은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한 경향이 있으며, 강의 자료의 디자인과 정성, 인터넷의 연결 상태 등을 과연 교수의 능력과 강의의 질을 판단하는 잣대로 삼을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수업의 질의 평가 범위를 교수와의 상호작용과 수업의 내용, 과제나 시험을 포함한 학습활동 등으로 제한하고 객관적인 시선에서 의견을 전달한다면 더 원활한 의견전달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부정적 평가의 1학기 온라인 수업과 상호작용... 2학기는?

  1학기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좋지 못했다. 학생들은 안정되지 않은 e-campus와 평가제도의 변화, 실습 진행 중 겪는 어려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강의의 질 등 다양한 이유로 지난 온라인 수업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고 그 불만이 휴학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원인 가운데 학생들이 가장 강조한 것은 ‘교수와의 원활한 상호작용’이었다. 학우들은 늦어지는 공지와 질문을 할 때 발생하는 한계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너무 멀어진 교수와 학생 간의 거리가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만족감을 대폭 감소시킨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코로나19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해 다시금 크게 확산 중이고, 이로 인해 다시 시작된 비대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회의를 진행했다. 또한 이캠퍼스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며 1학기 때 발견됐던 문제점을 개선하여 학생들에게 오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2학기에는 더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방효주 기자, 김지현 수습기자